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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만 보여주고 조회수 1억… 유튜버 ‘홍유’ 비결 뭐길래 [김지혜의 ★튜브]

유튜브 콘텐츠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는 요즘, 뭘 봐야 할지 모를 때 다들 있죠? ‘김지혜의 ★튜브’가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를 선별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빨간 입술만 보이는 콘텐츠가 유튜브를 집어삼켰다. 기본 조회수는 1000만 회를 훌쩍 넘긴다. 많이 나온 건 1억 대다. 구독자 수는 1570만 명. 대한민국 인구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수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홍유’가 그 주인공이다. 홍유는 지난 2018년 9월 유튜브 채널 ‘Hongyu(홍유) ASMR’을 개설하고 첫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 주된 콘텐츠는 먹방과 ASMR이다. 특징이 있다면 같은 색깔을 띠고있는 음식을 모아서 먹방을 한다. 파란색 디저트, 투명 에메랄드, 무지개 먹는 립스틱, 보라색 디저트 등 보기만 해도 화려한 섬네일이 클릭 욕구를 높인다. 무지개 먹방 영상의 조회수는 억대를 달린다. 얼굴 하나 노출하지 않는데 대한민국 ASMR 유튜버 중에선 ‘Jane ASMR 제인’ 다음으로 구독자 수와 조회수가 많다. 비결은 해외 팬 유입이다. 홍유는 베트남어, 아랍어, 영어, 인도네시아어, 일본어, 태국어 등 다양한 자막 서비스를 제공한다. ASMR의 장점을 잘 살린다는 평가도 있다. ASMR은 일상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 관심을 주거나 보살피는 영상 등 시청각을 통한 자극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실제 유튜브 ASMR 영상은 2010년 미국, 호주 등에서 처음 업로드되기 시작했으며 현재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홍유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오직 자막으로만 음식 설명을 한다. ‘소음’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정덕현 문화 평론가는 ASMR 콘텐츠가 인기 있는 이유에 대해 “유튜브 등에서 과도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ASMR은 거기서 살짝 벗어난 휴식처 같은 공간이다. 특별히 집중하며 보지 않아도 눈과 귀가 충분히 자극되기 때문에 누구나 편안하게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홍유는 유튜브 시작 후 논란 한번 없는 유튜버로도 유명하다. 현재 6년 차 유튜버가 된 홍유는 뒷광고를 한 적이 없다고 스스로 밝히기도 했는데, 유료 광고를 하게 됐을 때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정에 맞게 올바른 유료 광고 표시를 해왔다.한국 팬들을 위해 직접 만든 음식들로 브이로그 영상도 꾸준히 업로드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 민심을 잃지 않으면서, 해외 팬들까지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드니 구독자 수는 고공행진이다. 홍유 콘텐츠의 또 다른 재미는 ‘지워지지 않는 립스틱’이다. 김치찌개, 곱창, 불닭볶음면 그 어떤 음식을 먹어도 홍유의 빨간 립스틱은 지워지지 않는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홍유 립스틱 찾는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음식 색깔에 맞춰 립스틱 색깔을 파란색, 주황색 등으로 바꾸기도 한다. 립스틱 제품 광고가 아니냐는 의혹이 생기기도 했으나 홍유는 “광고는 아니다. 다만 종류는 여러 브랜드를 사용하고 항상 직접 구매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이모티콘 먹방 챌린지도 시작했다. 이모티콘 먹방 챌린지란, 휴대전화에 있는 물고기, 채소, 과일 등 여러 이모티콘과 동일한 음식을 먹는 챌린지를 말한다. 여기서 홍유는 기존 영상보다 입을 더 클로즈업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해당 챌린지 영상도 기본 조회수 10만 회를 훌쩍 넘긴다. 눈은 피로한데 재미있는 영상은 보고 싶을 때, 백색소음은 지루한데 마음의 안정은 필요할 때 유튜버 ‘홍유’ 콘텐츠 정주행을 추천한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3.21 06:00
산업

'정의선 리스크 해소', 재벌들 ‘지분 쇼핑’ 길 열렸다

천문학적인 상속세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벌들에게 ‘지분 쇼핑’의 길이 열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너일가의 지분 쇼핑을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법원에서 재벌들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익 편취 리스크’가 해소됐다. 지난 24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SK㈜가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제재와 관련한 불복 소송에서 승소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고법 행정6-2부는 최 회장과 SK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이 사건은 공정위가 '지배주주의 사업기회 이용'에 제재를 가한 첫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SK는 2017년 1월 반도체 웨이퍼 생산 회사인 LG실트론 지분 51%를 인수한 뒤 같은 해 4월 잔여 지분 49% 가운데 19.6%만 추가 매입했고, 나머지 29.4%는 최 회장이 사들였다.이에 대해 공정위는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가 지주사 SK의 사업기회를 가로챈 것이라고 보고 지난 2021년 12월 최 회장과 SK에 대해 각각 8억원씩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렇지만 최 회장은 당시 SK가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잔여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지 않은 것은 '사업 기회 제공'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불복 소송을 냈고 승소했다.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쇼핑과 비슷한 케이스로 정의선 회장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매입이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미국의 로봇 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80% 중에는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에 더해 정 회장의 개인 지분 20%도 포함됐다. 당시 정 회장은 기업 총수로는 드물게 사재 2389억원을 털어서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을 사들였다. 현대차그룹이 회사 차원에서 20% 지분을 매입할 수도 있었지만 충분한 지배구조 조건을 확보한 상태여서 정 회장에게 기회를 준 셈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신사업을 위한 책임 경영의 일환이다. 3개사 이사회의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당초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총수 개인의 투자가 회사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면 문제를 삼기 어렵다’며 사익 편취 위법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 최 회장은 SK실트론 지분 매입 당시 공식적인 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않았다. 이로 인해 공정위는 SK가 합리적 검토 없이 지분을 양보했고, 결국 최 회장이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최 회장은 SK실트론 지분 29.4%를 할인된 가격인 1만2871원(정상가 1만8000원)에 매입한 바 있다. 정 회장의 경우 지분 매입을 이사회 승인을 얻어 진행했고, 최태원 회장의 ‘사익편취 의혹’도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면서 향후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국내 대기업은 총수들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이익을 위한 지분 매입’이라는 결론을 내기에도 수월한 구조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한국의 특수한 오너 경영 체제에서 총수들이 사실상 이사회를 쥐락펴락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 쇼핑’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매입은 경영 승계자금 마련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소프트뱅크와 합의한 대로 2025년까지 미국 상장에 성공한다면 정 회장의 지분 가치는 5배 이상 폭등할 수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과거 쿠팡의 상장 성공으로 지분 가치가 6배까지 뛴 바 있다. 상장에 성공한다면 산술적으로 정 회장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향후 지배구조 개선과 상속세 납부에 필요한 자금을 챙기게 되는 것이다. 향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의 큰 액수다. 법원의 이번 판단으로 천문학적 상속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재벌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 줄 전망이다. 이미 오너 일가들은 상속세와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위해 개인 기업 설립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최근 자신이 98.5% 지분을 가진 셀트리온홀딩스의 미국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1.29 07:00
산업

‘공룡’ CJ올리브영, 공정위 태클에도 거침없이 영토 확장 중

헬스앤뷰티(H&B) 스토어 1위 CJ올리브영이 안팎으로 바쁘다. 최근 국내 최대 규모 글로벌 특화 매장 '올리브영 명동타운'을 리뉴얼해 오픈하고, 글로벌 뷰티 유통의 중심을 향해 직진하고 있다. 다만 수천억 원의 과징금이 우려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독과점 조사는 악재다. 대형 로펌을 선임한 CJ올리브영이 공정위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뷰티 대표 채널' 원대한 꿈 향해 진격 "미국에 사는 지인이 명동에 있는 올리브영을 가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40대 주부 A 씨는 최근 포털 사이트에 '올리브영 명동타운'을 직접 검색했다. CJ올리브영 매장은 동네에도 있지만, 올해 국내 여행을 계획 중인 친척이 명동타운을 가고 싶다고 콕 짚어서다. A 씨는 "미국인 지인이 올리브영 명동타운을 대표 관광지로 알고 있어서 놀랐다"고 했다. 지난 1일 CJ올리브영이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해 공개한 올리브영 명동타운이 화제다. 350평(1157㎡)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로, 170여 명의 직원들이 일평균 3000명의 고객을 맞이한다. 고객 중 70~80%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K뷰티를 글로벌에 알리는 첨병과 같다. 외국인 특화 매장답게 영어·중국어·일본어로 매장 안내와 브랜드 위치를 알린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 밑에도 영어 설명을 붙였다. CJ올리브영이 명동타운에서 가장 힘을 준 부분은 글로벌라운지다. 이곳에서는 여행자들에게 필요한 무료 와이파이와 사후 면세 제도 등을 한 번에 무료로 제공한다. 일부러 올리브영 명동타운을 찾아야 할 정도로 유용한 서비스라는 설명이다. 매장 곳곳에서는 큐알 코드로 CJ올리브영의 글로벌몰 회원 가입을 받고 있었다.CJ올리브영은 지난 2019년 글로벌몰을 오픈한 뒤 외국에 거주하는 고객들에게 제품을 판매할 채비를 시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글로벌몰을 제대로 홍보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업계는 CJ올리브영이 명동타운을 글로벌 뷰티 공룡 '세포라'를 뛰어 넘기 위한 전초기지로 삼았다고 보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해외 거주 고객이 CJ올리브영 글로벌몰 가입 시 각종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최소 배송 금액도 8만원 미만으로 고객들이 부담 없이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몰 외에도 앱도 있어 편하게 쇼핑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명동타운을 통해, 해외에서는 글로벌몰을 통해 어디서나 K뷰티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대표 채널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로펌 앞세워 공정위 공격 방어 CJ올리브영은 현재 공정위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및 대규모 유통업법 위반행위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다. 올리브영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협력업체의 랄라블라·롭스 등 경쟁사 입점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뷰티 브랜드 측에 경쟁 플랫폼에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공개한 공정위 심사보고서에 따르면 공정위가 CJ올리브영의 독점적 사업자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올리브영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이 인정된다면 과징금 부과기준율에 따라 해당 기간 동안 관련 매출액은 약 10조원으로 판단돼 실제로 최대 6000억원 수준(부과기준율 3.5%~6.0%)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것이 유 의원 측의 주장이다. 국내 K뷰티 시장은 사실상 CJ올리브영이 이끌어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숫자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1074개였던 CJ올리브영은 2020년 1259개로 늘었다. 팬데믹이 뒤덮은 기간에도 CJ올리브영은 매장 외연을 넓혀 나갔다.온라인에서의 영향력도 커지는 모양새다. 현재 CJ올리브영의 전체 판매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드림'과 같은 당일·익일배송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사업을 끝없이 강화하고 있다. 앱 다운로드 수도 우상향 중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CJ올리브영 앱 설치자수가 1016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H&B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힌 CJ올리브영은 외국인 매출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연간 매출이 3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에만 1조7966억원을 벌어들이면서 지난해 매출 2조7800억원의 65%를 넘겼다. 업계는 CJ올리브영이 2021년 연간 매출 2조원을 달성한 이후 약 2년 만에 '3조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아직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등에 대해 전달받은 바가 없다. 조사에 최선을 다해 협조하고 있다"며 "다만 로펌 선임과 관련해서는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1.14 07:00
산업

"한 가지만 팔아선 어렵다"...외식업계 '빅블러' 현상 확산

외식 업계가 본업을 넘어 외도를 서슴지 않고 있다. 버거 업체가 피자 브랜드를 선보이는가 하면 라면을 팔겠다는 치킨 업체도 등장했다.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른바 '빅블러 현상'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소비자 입맛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28일 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맘스터치앤컴퍼니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맘스피자'를 등록했다.맘스터치앤컴퍼니는 기존에 선보였던 피자 브랜드 '붐바타'와 지난해 인수한 '피자헤븐'을 맘스피자로 통합해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기존 맘스터치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복합매장 형태로 가맹점 확대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내년까지 매장 200개를 여는 것이 목표다. 앞서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3월 '노브랜드 피자'를 론칭했다. 노브랜드 피자는 가맹점주의 부담을 더는 전략으로 점포를 늘린다는 전략이다.가맹사업 정보제공 시스템에 따르면 노브랜드 피자의 가맹금 사업자 부담금은 가입비, 교육비 등을 포함해 1억692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미노피자 등 글로벌 피자 브랜드의 가맹금 사업자 부담금 합계 평균(2억2028만원)의 약 70% 수준이다.굽네 치킨을 운영하는 지앤푸드 역시 이미 피자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오븐을 활용한 치킨 메뉴를 선보였던 만큼 추가 투자 비용 없이 피자 시장 진출이 쉽다고 판단해서다.반대로 피자 업계는 치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한국파파존스는 서울 용강동에 '마마치킨' 본점(마포점)을 내고 운영을 시작했다. 연내 두 번째 직영점을 개점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확대해 오는 2035년까지 전국 1000여 개 매장을 낸다는 계획이다.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라면 사업에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교촌치킨은 지난달 치킨 소스를 활용한 '교촌 레드시크릿 볶음면'과 '교촌 블랙시크릿 볶음면'을 출시하고 라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레드소스와 블랙시크릿소스는 간장소스, 허니소스와 함께 교촌의 대표 소스다.교촌치킨 관계자는 "치킨 제품과 함께 먹을 때 더 맛있는 볶음면 형태로 출시해 향후 '치맥'(치킨과 맥주), '치밥'(치킨과 밥)에 이은 '치면'(치킨과 면)이라는 새로운 외식 문화를 제안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죽을 주력 메뉴로 삼던 외식기업 본아이에프도 라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일본식 라면 전문점 '멘지'를 인수했다. 올해는 멘지 서울 홍대점을 열기도 했다.이처럼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한 회사들이 다른 시장으로 발을 넓히는 것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신규 브랜드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업계 관계자는 "외식 트렌드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도 업체 간 다브랜드화의 한 요인"이라며 "경쟁 심화와 이익이 정체되면서 내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저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원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문어발식 확장으로 인해 기존 시장의 경쟁만 더욱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치킨은 물론 피자, 라면 시장도 이미 포화상태"라며 "다른 브랜드지만 프랜차이즈 운영 노하우를 지닌 신규 브랜드로 인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결국 기존 가맹점주들의 매출만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8.29 07:00
산업

'글로벌 가속' 한화, 해외법인 수 1위...삼성은 지속적으로 줄어

국내 대기업집단이 외국에 세운 해외법인 수가 삼성은 줄고, 한화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82개 대기업집단의 해외 계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해외법인 수 5686곳으로 국내 계열사보다 2600곳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82개 그룹이 높은 지분율로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해외 계열사는 129개국 총 5686곳으로 국내 계열사(3076곳)보다 2610곳 많았다.그룹별로는 한화그룹이 739곳으로 가장 많은 해외법인을 뒀다. 2021년의 447곳보다 292곳 늘고, 작년의 637곳보다도 102곳 증가했다.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화는 해외법인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작년과 비교하면 한화그룹이 미국에 세운 해외법인은 198곳에서 241곳으로 증가했고, 스페인에 설립한 법인은 83곳에서 105곳으로 늘었다.이어 SK그룹과 삼성그룹이 각각 해외법인 598곳, 566곳을 뒀다. 삼성은 2021년까지 국내 그룹 중 해외 계열사가 가장 많았으나 작년부터 한화에 1위를 내줬다. 삼성의 해외 계열사 수는 2018년 663곳, 2019년 626곳, 2020년 608곳, 2021년 594곳, 2022년 575곳 등으로 지속해서 줄었다. 이를 나라별로 보면 중국 법인이 2018년 87곳에서 2022년 65곳으로 영국 법인이 같은 기간 47곳에서 32곳으로 각각 감소했다.해외법인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1321곳으로 전체의 23.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 845곳, 베트남 299곳, 일본 210곳, 프랑스 190곳, 인도네시아 187곳, 인도 154곳, 스페인 140곳 순이었다.버진아일랜드, 케이맨 제도, 마셜 제도 등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지역에 세워진 국내 그룹 해외법인은 107곳이었다.또 국내 대기업집단은 룩셈부르크, 라부안(말레이시아) 등 '조세회피성'으로 꼽히는 지역에도 법인 666곳을 설립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8.0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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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IS리포트] 토종 OTT 낭떠러지 코앞…일찌감치 손 턴 KT만 웃었다

'넷플릭스 대항마'를 자처하며 호기롭게 돛을 올렸던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위태로운 항해를 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사업자와의 격차는 좁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OTT 격전지였던 이동통신 시장에도 최근 심상치 않은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적과의 동침을 시도하거나 플랫폼 인수를 급작스럽게 철회하는 등 당사자들은 확답을 피하는 이슈가 쏟아지며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일찌감치 플랫폼을 포기하고 콘텐츠에 승부를 건 KT만 웃고 있다.적자 수렁 빠진 토종 OTT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OTT인 웨이브와 티빙은 나란히 연간 1000억원대의 적자를 안았다.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217억원으로 전년의 558억원보다 2배 이상 뛰었다.매출은 2735억원으로 19% 증가했지만, 영업비용의 절반을 차지하는 콘텐츠 원가(제작·수급 비용)가 45% 늘어난 2111억원에 달했다. 콘텐츠에 돈을 쏟은 만큼 구독자가 늘지 않은 셈이다.티빙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적자 폭이 2021년 762억원에서 2022년 1192억원으로 커졌다. 콘텐츠 원가도 707억원에서 1169억원으로 올랐다.이처럼 양대 OTT가 흔들리기 시작하자 조만간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SK텔레콤에서 출발해 SK스퀘어의 계열사가 된 콘텐츠웨이브는 다른 국산 OTT에 적극적으로 애정 공세를 펼치고 있다.2020년 8월 당시 부사장이었던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CJ ENM과 JTBC가 합작한 티빙의 출범이 임박하자 공개 석상에서 "웨이브와 티빙이 합병하면 넷플릭스를 이길 수 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임 대표를 막 선임해 새로운 시작을 준비 중이던 티빙은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발언 수위를 낮췄지만 웨이브는 바람을 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독점 콘텐츠에 따라 고객이 웨이브와 티빙을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합종연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현재로서는 지상파 3사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웨이브의 몇 안 되는 강점이다. 한류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을 등에 업은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이 당장 절실하다.콘텐츠웨이브는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고민이다. CB는 향후 주식으로 바꿔 차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증시 침체로 상장이 불투명해지면서 이자를 얹어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단순히 함께 힘든 처지에 놓였다고 해서 두 OTT가 힘을 합칠 가능성은 낮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웨이브와 티빙을 운영하는 회사의) 사업 구조가 많이 다른 상황에서 2~3년간 각자의 콘텐츠에 투자하면서 플랫폼을 키워왔는데 그냥 흡수·합병하라는 이야기가 현실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콘텐츠도 옮겨야 할 텐데 제작사와의 복잡한 거래 관계를 따져보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미 티빙은 SK텔레콤의 경쟁사인 KT와 손을 잡은 상태다. CJ ENM은 KT의 콘텐츠·미디어 사업을 이끄는 KT스튜디오지니에 작년 1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같은 해 티빙은 KT의 OTT 시즌을 품었다. 시즌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125만명으로 자신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지만 더 큰 그림을 봤다.KT스튜디오지니·지니뮤직·밀리의서재·ENA·스토리위즈 등 원천 IP(지식재산권) 발굴부터 콘텐츠 제작, 유통을 아우르는 KT의 콘텐츠 밸류체인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SK스퀘어와 티빙 측 모두 협업 추진 여부를 묻자 일단 고개를 저었다.OTT 신경전에서 한 발 물러서 있었던 LG유플러스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한 협상을 거쳐 왓챠 인수를 목전에 뒀지만 돌연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2011년 설립한 왓챠는 영화 추천 서비스를 거쳐 2016년 평점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OTT로 거듭났다.대형 플랫폼에 맞선 무기는 개인 맞춤형 고품질 콘텐츠다. 획일화하지 않고 다양한 취향을 반영해 새로운 발견을 뒷받침했다. '체르노빌' '킬링 이브' 등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은 콘텐츠로 이탈률이 낮은 마니아층을 공략했다.하지만 2019년 5G 상용화와 함께 영상 스트리밍을 새로운 먹거리로 꼽은 대기업들이 OTT 시장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자 규모의 경제에 밀리기 시작하면서 2021년 3000억원대였던 기업 가치가 200억~3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왓챠도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연간 영업손실은 2021년 248억원에서 2022년 555억원으로 불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도 346억원에서 600억원으로 늘었다. 자본 잠식이 심화했다.왓챠 인수와 관련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인수를 검토하지 않는 상태"라며 선을 그었다. 왓챠 관계자도 "확인된 바 없다"고 했다.당분간 왓챠는 일본 드라마처럼 다른 OTT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콘텐츠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꾸준히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10만여 편의 작품과 6억5000만개의 별점 평가 데이터로 추천 엔진을 지속해서 고도화한다. 더 멀리 달아나는 넷플릭스이렇듯 토종 OTT들이 생존을 고민하는 사이 글로벌 최대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왕좌를 굳건히 지켰다.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통계를 보면 올해 1월 넷플릭스 이용자는 1257만명으로 티빙(515만명)과 웨이브(401만명)를 합친 것보다 많다.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지난해 1~9월 유료 OTT 점유율도 넷플릭스가 38.22%로 티빙(시즌 포함, 18.05%)와 웨이브(14.37%)를 가뿐히 넘어섰다.넷플릭스는 안주하지 않고 투자 열기를 이어간다.지난 4월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에서 만나 향후 4년간 K콘텐츠에 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연간 8000억원 이상으로, 국내 전체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절반 규모다.우리나라 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토종 OTT는 입이 바짝 마를 수밖에 없다. 콘텐츠 경쟁력의 차이가 더 벌어지기 때문이다.이를 두고 한국이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제작에 국한될 수 있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윤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투자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막을 수도 없다"며 "K콘텐츠 산업의 전략과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해 넷플릭스의 투자를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넷플릭스의 숨은 의도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사업자, 수익성만 바라는 '공허한 외침'국내 기업들의 소극적인 투자 전략이 패착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리스크는 감수하지 않으면서 수익성은 보장해달라는 공허한 외침만 울려 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김용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넷플릭스가 사정을 봐주면서 투자를 하는 것도 아니고, 매년 8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결정이 과연 쉽게 나왔겠느냐"라며 "이동통신사 차원에서는 망 유지·보수 비용 정도밖에 안 되는 숫자"라고 말했다.이어 "해외 진출을 구호로 외치지만 국내 제작·유통으로만 승부를 보려는 전형적인 방송사 마인드도 문제"라고 덧붙였다.토종 OTT 통합은 정답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중복 가입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김 교수는 "중복 가입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합쳤다고 해서 구독료 1만원을 3만원으로 단숨에 올릴 수 있겠나"라며 "토종 OTT가 한 곳만 남으면 투자 의지가 약해져 되레 콘텐츠가 넷플릭스에 집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결국 과감하게 플랫폼(시즌)을 포기하고 오리지널 콘텐츠에 올인한 KT만 웃는 분위기다.KT는 시즌 론칭 3년 만에 티빙과의 합병을 공식화했다. 올레tv(현 지니TV)의 모바일 버전으로 나와 실시간 방송과 아이돌, 미드폼(30분 안팎 영상)에 집중했지만 점유율이 5%에도 닿지 못하자 재빨리 티빙에 넘겼다.대신 그룹사 역량을 총동원해 종합 콘텐츠·미디어 사업자 도약을 선언했다. 뜻밖의 도전이 업계의 의구심을 샀지만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20개국 1위를 달성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효과로 KT스튜디오지니는 출범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올 하반기에도 기대작들이 연이어 출격한다.장르 스펙트럼을 확장해 선보인 스릴러 '행복배틀'은 첫 방송을 내보낸 지난달 31일에는 호응이 없는 듯하다가 이달 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서 케이블 채널 시청자 수 8위(수도권, 11만5000명)에 오르며 나쁘지 않은 시작을 보였다. 티빙 인기 순위 5위 안에도 안착했다.오는 19일에는 '더 글로리' 신드롬의 주역 배우 임지연과 김태희가 호흡을 맞춘 스릴러 '마당이 있는 집'을 선보일 예정이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6.05 07:00
산업

'뉴롯데' 향한 조직 개편…신동빈의 선택과 집중 시작

롯데그룹이 ‘뉴롯데’를 향하는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미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계열사 사내이사직을 내려놓는 등 사업 개편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롯데는 인수합병, 흡수통합, 신규설립, 임원교체 등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4개 계열사 사내이사, 3개는 대표이사 겸임13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그룹의 계열사 경영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이에 신 회장은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케미칼, 롯데제과 등 7개 계열사로부터 급여를 받는다. 2022년 상반기 신 회장의 급여 수령액은 103억원으로 대기업 총수 중에 가장 많은 액수다. 롯데지주 42억4900만원, 롯데케미칼 19억1500만원 등을 받았다.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롯데제과는 신 회장이 사내이사인 동시에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계열사다. 급여를 수령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외 신 회장은 캐논코리아의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까지 5개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부터 유니클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FRL코리아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났다. FRL코리아는 신 회장이 부회장 시절 설립을 직접 주도했던 회사다. 2004년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롯데쇼핑이 51%, 49%씩 지분을 출자해 FRL코리아를 세웠다. 신 회장은 2005년부터 FRL코리아 기타 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는데, 이번에 등기이사에서 내려왔다. 이와 관련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아무래도 미래 사업을 위해 그룹이 집중해야 할 사업 위주로 업무를 재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신 회장이 등기이사로 이사회 의결에 참여하는 계열사는 롯데지주,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캐논코리아 등 4곳이다. 유통 계열사는 롯데제과 한 곳이다. 롯데는 과거 ‘유통’ 중심에서 화학군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등 사업 재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신 회장이 가장 오랫동안 연임하고 있는 계열사는 롯데케미칼이다. 그룹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계열사다.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 사내이사로 11회 연속 연임하고 있고, 2023년 3월까지 임기다. 보통 등기이사 임기가 2~3년이라면 적어도 22년 동안 사내이사 자리를 놓지 않았다는 의미다. 캐논코리아에서도 9회 연속으로 사내이사직을 연임하고 있다. ‘뉴롯데’ 향한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 재조정 롯데는 외부인사를 수혈하기 시작한 뒤 임원교체도 활발하다. 최근 신 회장이 공들여 데려온 것으로 알려진 배상민 롯데 디자인경영센터장도 지난달을 끝으로 롯데를 떠났다. 배상민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교수는 2021년 9월 롯데가 그룹 사장단으로 영입한 첫 외부인사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초대 디자인경영센터장이기도 했던 배 교수는 1년 5개월 만에 사임했고,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배 교수를 중심으로 롯데는 5개팀 30여명으로 구성된 디자인경영센터를 꾸렸고, 그룹의 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고 계열사의 디자인 혁신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디자인과 관련해 방향성 등 초기 세팅을 마무리한 뒤 본업인 후임 양성을 위해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그룹 수뇌부와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배 교수가 지휘봉을 잡은 뒤 디자인적으로 내놓은 결과물이 아직까지 없기 때문이다. 배 교수는 지난해까지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의 해시태그에 ‘롯데디자인센터’를 꼭 삽입했지만, 올해 게시물에는 이를 넣지 않았다. 롯데그룹과 카이스트의 협력은 계속해서 유지될 전망이다. 배 교수가 가교 역할을 했던 협력 사업이다. 지난해 롯데는 카이스트에 140억원을 출연하며 2025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롯데·카이스트 연구개발센터, 롯데·카이스트 디자인센터 건립을 약속한 바 있다. 롯데 측은 “카이스트와는 이미 산업적으로 협력이 된 사안이라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롯데를 향한 사업 재조정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달 신 회장은 롯데물산을 롯데지주 산하로 변경했다. 롯데물산은 원래 롯데그룹 호텔군(HQ)에 속해 있었다.롯데제과는 지난해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했다. 이에 롯데제과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롯데그룹은 미래 사업을 위한 신규설립으로 계열사 6개가 늘어났다. 1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계열사 수는 90개다. 수소합작사인 롯데SK에너루트 외에도 롯데케미칼이 미래의 수소사업을 위해 3개 법인을 신규 설립했다. 롯데칠성이 바이오 사업체의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2.14 07:00
산업

유통가 3세 경영 개막…롯데·CJ·한화 '보폭 확대' SPC '경고등'

유통업계 오너 일가 3세들이 속속 경영 전면에 나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3세 기업인들이 경영역량을 입증하는 시험대에 오르면서 향후 리더십 행보에 눈길을 쏠린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보를 상무로 승진시켰다.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서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 담당 임원으로 발탁된 지 1년 만의 승진이다. 1986년생 신유열 상무는 일본 게이오대학교를 졸업한 후 2013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이수했다. 노무라증권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 부장직급으로 그룹에 합류했다. 롯데상사 일본 영업전략부를 거친 그는 올해 5월 롯데케미칼 일본지사에 합류해 기초소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사실이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신 상무의 행보가 부친인 신동빈 회장과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어 3세 경영수업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 회장 또한 미국 컬럼비아대 MBA를 졸업하고 노무라증권에서 1981년부터 7년간 근무했다. 이후 30대 중반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한 후 한국 롯데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했다. CJ그룹은 지난 10월 정기 인사에서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경영리더를 식품성장추진실장으로 승진시켰다. 지난해 부장에서 경영리더(임원 총칭)로, 1년 새 담당급에서 실장급 임원으로 사실상 초고속 승진을 시킨 셈이다. CJ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이 확고한 만큼 재계에서는 이 신임 실장의 보직 변경을 승계 작업의 핵심 수순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 실장의 누나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담당 경영리더는 이번 인사에서 변동 사항이 없다. 같은 달 한화는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켰다. 한화그룹은 장남인 김 부회장이 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을 맡고 2남인 김동원 부사장이 금융업을, 3남인 김동선 전무가 호텔과 리조트 사업을 맡으며 3형제의 승계 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다. 한화솔루션갤러리아부문은 2023년 3월 별도법인으로 독립할 예정인데 김 전무가 경영 지휘봉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김 전무는 유통 관련 신사업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전무가 사업 추진 전 과정을 컨트롤한 '파이브가이즈'가 대표적이다.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는 내년 상반기 1호점 오픈 예정으로 김 전무의 야심작으로 꼽힌다. 이들 기업과 달리 SPC그룹은 3세 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SPC그룹은 허영인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과 차남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이 모두 경영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허진수 사장이 경영하는 파리크라상은 SPC그룹 지주사로 그룹을 총괄한다. 오너일가가 파리크라상을 지배하고 파리크라상은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쉐이크쉑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그동안 두 형제는 지속적인 매출 증가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으며 그룹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최근 공장 근로자 사망사고로 소비자 불매운동이 확산하면서 SPC그룹은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는 모양새다. 더욱이 검찰은 지난 8일 계열사 부당지원과 경영권 부당승계 의혹과 관련해 SPC그룹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허영인 회장을 계열사 부당 지원을 통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PC그룹의 부당지원 행위가 오너 3세들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권 부당승계와 관련한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SPC그룹의 전망은 당분간 안갯속일 것"이라며 "따라서 두 형제의 후계 구도도 당분간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12.20 07:00
산업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선언 1년10개월…여전히 첩첩산중

국내 대형 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을 선언한 지 1년 10개월째 매듭을 짓지 못하고 여전히 해외 경쟁 당국의 산을 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최근 영국과 미국이 기업결합 심사를 연장하면서 두 항공사의 합병은 2년을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지난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두고 좀 더 시간을 할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무부의 기업결합 심사는 절차 시작 후 75일 이내에 결과를 내게 돼 있지만, 이 시한을 넘기게 된 것이다. 대한항공은 8월 말에 자료를 제출하고 최근 임원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경쟁 당국에서 요구하는 자료 및 조사에 성실히 임해 왔으며, 향후 심사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잘 마무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앞서는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지난 1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CMA 측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이 런던과 서울을 오가는 승객들에게 더 높은 가격과 더 낮은 서비스 품질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CMA는 대한항공에 오는 21일까지 독과점 우려 해소 방안이 담긴 추가 자료를 제출할 것을 통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8일까지 양사의 합병을 승인하거나 심층적인 2차 조사에 들어갈지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영국 경쟁 당국의 발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의 중간 결과발표로, 최종 결정은 아니다"며 "세부적인 시정조치 관련 협의를 진행 중으로, 이른 시일 내에 시정조치를 확정해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이 최종적으로 합병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아니지만,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두 항공사의 합병은 모든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만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전체 신고 대상은 한국을 포함해 14개국이다. 이중 터키(지난해 2월), 태국(지난해 5월), 대만(지난해 6월), 호주(올해 2월) 등 9개국의 경쟁 당국은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하거나, 심사·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심사를 종료했다. 한국의 경우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월 뉴욕, 파리, 제주 등 일부 노선의 슬롯(시간당 가능한 비행기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을 다른 항공사에 이전하고 운임 인상을 제한하는 조건으로 결합을 승인했다. 이로써 현재 필수신고국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과 임의신고국인 영국 등 5개국의 판단만 남은 상태다. 당초 업계는 미국과 영국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으면 나머지 EU, 일본, 중국 측의 기업결합 심사 통과도 무리 없이 진행돼 연내 합병 수순을 밟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세계 항공시장에서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고, 승인 문턱도 가장 높은 편으로 꼽히기 때문에 합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분수령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미국·영국의 심사가 연장되면서 합병절차가 더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 경쟁 당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요목조목 따져보고 내걸 수 있는 조건을 고려하려는 분위기가 읽힌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11.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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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숨통 좀 틔워줍시다" 전문가들 한목소리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플랫폼 규제 논의에 날개가 꺾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용자 접근성이 높은 서비스라 국회 국정감사의 단골손님으로 꼽히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호된 질타를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정부가 법적 강제성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자율규제를 도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 플랫폼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합리한 시선을 바탕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무늬만 자율규제'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업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모델을 정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무엇을 위해 플랫폼을 규제하나" 22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등 정부의 플랫폼 자율규제 구체화 작업에 참여하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는 시장을 키우기보다 위축하는 쪽으로 논의가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조영기 인기협 사무국장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플랫폼 자율규제의 답을 찾다' 세미나에서 "무엇을 위해 자율규제를 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며 "지난해 법적 규제가 시작됐을 때처럼 편향되고 부정확한 자료 때문에 현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베이스를 그대로 깔고 있다"고 꼬집었다. 규제 명칭 앞에 '자율'이라는 단어만 붙었을 뿐, 실질적인 도입 목적과 범위가 없는 추상적인 상태에 그치고 있다는 의미다. 공익 추구라는 명목으로 정부가 플랫폼에 규제 이행을 간접적으로 부추기는 것은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계인국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은 공익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가 아니다. 공익 실현을 위해 국가와 사회가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면 사전에 내용을 내부적으로 조율해야 한다"며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순수한 의미의 자율규제가 아닌 규제적 자율규제로 갈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양대 포털로 대표되는 국내 플랫폼 사업은 지난해부터 정부의 감시망에 본격적으로 들어왔다. 비대면 트렌드 확산에 콘텐츠·커머스 등 신사업 기대감이 겹치며 시가총액 70조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쓰는 등 고공행진했지만,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비난에 휩싸이며 기업 가치와 브랜드 이미지가 폭락했다. 결국 정치권과 일부 소상공인들의 눈총을 견디지 못한 카카오는 청년 스타트업과 기획한 꽃·간식·샐러드 사업에서 손을 뗐다. 네이버는 알고리즘 기반 쇼핑·동영상 서비스의 자사 우대 의혹을 두고 2년 전부터 공정위와 힘겨운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2021년 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표준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하 온플법) 도입 추진이 정치권에서 급물살을 탔다. 플랫폼업계는 언제든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는 혁신 사업의 계약 형태를 표준화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그러다 올해 '플랫폼 정부'를 표방하는 정권이 출범하며 온플법 대신 법의 압력이 덜한 자율규제를 녹이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공정위는 민간이 주도해 자율규제를 마련하는 '플랫폼 자율기구'를 구성해 이달 두 차례(갑을 및 소비자·이용자 분과)의 회의를 진행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플랫폼 스스로 모범 사례 창출 가능 선지원 광운대 법학부 교수는 플랫폼 주도로 이뤄진 해외의 모범 규제 사례를 소개했다. 유럽연합(EU)은 공동체가 지향하는 목적에 맞춰 기존보다 완화한 규제의 틀 안에서 플랫폼이 기술로 대안을 제시하는 공동규제를 채택했다. 대표적인 예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시는 공유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와 MOU(양해각서) 및 조세 협약을 체결해 사업 안정성을 보장했다. 에어비앤비는 최대 숙박일과 인원을 자동 제한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이용자의 관광세를 대납하는 등 시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플랫폼이 선제적으로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상인 진입 차단·분쟁 조정·개인정보 보호 등을 책임지는 이용자보호위원회를 설치했다. 네이버도 오픈마켓 스마트스토어 내 분쟁을 해결하는 별도 기구를 운영 중이다. 다만 해외의 우수 사례를 온전히 우리나라에 들여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윤지웅 경희대 교수는 "유럽은 자국 플랫폼 기업이 없기 때문에 규제에 관심을 둔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을 견제 또는 관리할 것이냐는 근본적인 고민에 빠지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는 "일본에도 없는 플랫폼 기업이 한국에 있는 것은 상당한 행운"이라며 "방임은 아니지만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정부가 자율규제를 고민하고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렇게 자율규제의 개념이 제대로 확립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내달 국감을 앞두고 벌써 플랫폼을 향한 정치권의 공세가 예고된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인용해 차량 호출 플랫폼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업회원을 대상으로만 배차율 90%를 약속하는 서비스로 일반 승객을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0.2%로 미미해 일반회원이 피해를 본다고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9.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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